LEE EUI SEOK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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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비즈니스 룸 Business Room>
1st Solo Exhibition_Sangsang Mines_2016
  도시의 어두운 밤, 거리에서 유독 붉게 빛나고 있는 네온사인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. 업무공간이라는 뜻 의 ‘비즈니스 룸’은 모순적이게도 유독 퇴근 시간이 넘어서야 그 불빛이 선명 해져 갔다. 이러한 이율배반적 풍경에 의문점을 갖게 된 본인은 ‘비즈니스 룸’ 이라는 공간을 쇼윈도 형식의 전시장 으로 끌고 나와 < 비즈니스 룸 >의 호스트로서 관객과의 소통의 촉매제가 되고자 한다. 

 오프닝을 시작으로 매일 오후 6시마다 < 비즈니스 룸 >의 호스트로서 고객을 맞이 할 준비를 한다. 방문 고객들을 위한 술자리가 벌어지고 그 잔해들은 다음날 오전 새로운 고객들을 맞이하기 전까지 그대로 전시 된다.
< 비즈니스 룸 >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6

졸업전시 얼핏 보기엔 시시한 현실 고발이나 기성세대 이마에 돌 던지기다 시립대 오리지널 설치에 있던 콘돔이나 팬티스타킹은 오히려 클래시컬할 정도였다.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던지는 미끼를 물어주지 않았다. 어른들이 추악해? 라는 물음에 그는 대신 이렇게 대답했다. '부끄러워요 근데 그게 제 모습 같았어요.' 여기서 실마리가 흐릿하게나마 풀리기 시작했고 그대로의 포맷으로 다시 전시를 만들기로 했다.

플랫폼으로 또는 무대로 이의석의 < 비즈니스 룸 > 디폴트 세팅에는 작품으로 읽힐만한 아무런 단서도 보이지 않는다. 관음으로 익숙한 이 도시에서 전면의 통유리창이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다. 학습된 안경을 벗어버린 후에야 이 작은 공간의 셋업에서 뭔가 상징적인 것이 나타난다. 이 데카당트하고 친숙한 룸에서 나는 오히려 현상이나 구호가 아닌 작가가 소통하는 주체로서 보여주는 솔직한 자세를 감지한다. 이 자세는 다시금 가치체계 재편성의 촉매로 작용하며 답습과 속박과 자기연민에 빠진 채 마냥 그려대고 만들어 대는 이들에게 섬광 같은 들숨이 되어 줄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. 오늘 이 비즈니스 룸을 방문한 여러분은 즐겁게 노시되 행여 예술은 쉬우며 순진하게 열심히만 하면 될거라는 오해는 그만두시길. 바로 오늘 나누는 여러분들의 대화가 이 무대와 작품을 완성시킨다. 이의석의 앞날에 축복을.

글ㅣ프로듀서 이대일